Volkswagen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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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자동차 도시,
아우토슈타트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이 특별한 신차 인도장을 꿈꾸며 완공한 자동차 테마파크다.카 타워 2개를 포함해 폭스바겐그룹 산하 주요 브랜드별 파빌리온, 자동차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자이트하우스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김기범(<로드테스트> 편집장)
사진 Autostadt

위대한 탄생

모든 건 아주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폭스바겐 본사에서 구입한 차를 인도해 가는 고객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이런 궁금증에 빠졌던 주인공은 당시 폭스바겐 회장이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그는 포르쉐를 창업한 페르디난트 포르셰의 외손자이자 탁월한 엔지니어, 유능한 경영자였다. 그는 자서전 <CARS>에 당시 상황을 생생히 묘사했다.


“나는 직접 볼프스부르크의 출고 센터를 둘러보았다. 기차역에서 공장으로 이어지는 지하 터널은 어두침침했다. 출고 대기실의 좌석은 쿠션이 닳아빠져 있었다. 홍보 영상물은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본사를 다녀간 이후 고객은 팬이 되어야 마땅한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나는 해결책을 고안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꿈의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Autostadt, ‘자동차 도시’라는 뜻의 독일어)의 꿈이 무르익는 순간이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구상한 새 출고 센터의 주제는 ‘체험’으로, 폭스바겐을 위시한 각 계열사 브랜드의 전시관을 세우고자 했다. 그는 잉골슈타트에 아우디 차량 인도 센터를 설계했던 건축가 군터 헨을 불러들였다. 동시에 계열사와 감독 이사회 설득에 나섰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모두 웃을 수 있는 계획이 완성되었다. 대주주인 니더작센 주도 흔쾌히 승낙했다. 2000년 인근의 하노버에서 치를 엑스포와 상승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유명 호텔 체인인 리츠칼튼그룹은 아우토슈타트에 독일 첫 체인점을 열기로 했다. 이후엔 일사천리였다. 400명의 건축가와 4억3,000만 유로를 투입했다.

 

지난 2000년 6월 1일, 아우토슈타트는 하노버에서 열린 ‘엑스포 2000’의 개막과 동시에 문을 열었다. 공장 가동에 쓸 연료와 석탄 보관 장소였던 황량한 벌판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자리에 축구장 35개 면적에 7개의 개별 전시관이 우뚝 선 자동차 도시가 건설되었다. 착공한 지 1년 반, 처음 아이디어를 낸 지 7년 만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1 자동차 제작 공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토워크. 2 '시간의 방’이라는 뜻을 지닌 자이트하우스의 외관. 3 아우토슈타트에는 폭스바겐그룹 모든 브랜드의 파빌리온이 있다. 다이내믹한 속도감을 건물에 녹여낸 포르쉐 파빌리온.

91%가 만족하는 자동차 테마파크

아울러 관람객의 절반 이상은 아우토슈타트에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다. 나 역시 관람객의 7% 해당하는 해외파 자격으로서, 관람객의 절반 이상처럼 아우토슈타트를 여러 번 방문했고, 3분의 1처럼 한 번 가면 6시간 이상을 보냈다.


아우토슈타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시설은 카 타워. 높이 48m의 쌍둥이 타워로, 출고센터에서 주인을 만날 신차를 보관한다. 각 타워는 20층이고 한 층에 20대씩 총 400대의 차를 품는다. 기다란 로봇 팔이 1초당 1.5m의 속도로 차를 해당 칸에 집어넣거나 빼낸다. 관광객은 차 크기의 유리 박스 속에 앉아 로봇 팔의 현란한 움직임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다.


유리 타워를 지나면 완만한 언덕 너머로 건물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아우토슈타트는 굉장히 넓다. 한눈에 끝에서 끝을 가늠키 어렵다. 폭스바겐을 포함해 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세아트·스코다·포르쉐 등 각 브랜드를 상징하는 건물은 띄엄띄엄 흩어져 있다. 건물의 모습도 각양각색, 일관된 테마 같은 건 없다.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4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잔디와 호수가 어우러진 공원이 있다. 이곳에서 산책해도 되고 일광욕을 해도 좋다.

건물 사이사이에는 생태 환경을 고스란히 살린 공원이 자리한다. 잔잔하게 이어진 인공 수로는 알고 보면 경사면을 거슬러 흐른다. 바지런히 깎은 잔디밭은 평지와 구릉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들어가지 마시오’ 같은 매몰찬 경고문은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도, 어른도 마음껏 잔디밭을 뒹군다.

 

아우토슈타트에서는 폭스바겐그룹 브랜드 이외의 차도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자이트하우스(Zeithaus)’에서다. 연면적 7,843㎡의 건물 안에 1893년 카를 벤츠가 만든 ‘말 없는 마차’부터 람보르기니가 80대 한정 생산한 디아블로 GT까지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차가 숨을 고르고 서 있다.

 

1층 기념품 가게에선 자동차 미니어처와 액세서리, 자동차 책을 판다. 자이트하우스를 보고 나서는데, ‘펑’ 소리와 함께 왼편 검정색 건물의 벽이 쩍 갈라지며 연기가 피어오른다. 바깥으로 뒤집어진 벽엔 샛노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가 매달려 있다. 람보르기니 파빌리온은 640마력과 110데시벨(dB)의 사운드를 품은 무르시엘라고를 가둔 감옥. 하루에 몇 번씩, 무르시엘라고는 관람객을 깜짝 놀라게 하며 잠깐의 자유를 누린다.

아우토슈타트에 가면 카레 소시지를 먹어봐야 한다. 스위스 식품 기업인 뫼벤픽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판다. 구운 소시지에 소스와 카레 가루 뿌린 게 전부인데 맛이 끝내준다. 소시지와 케첩은 폭스바겐이 직접 만든다. 전쟁 후 어려웠던 시절, 폭스바겐은 직원의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소시지를 만들었는데,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소시지에 카레를 뿌려 먹게 된 사연이 있다. 전쟁 당시 영국군이 구호물자로 카레를 잔뜩 풀었는데, 독일인은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한동안 그렇게 방치하다가 소시지에 카레를 뿌려 먹으니 맛이 괜찮더라는 소문이 퍼졌고, 오늘날 아우토슈타트를 상징하는 번듯한 메뉴로 거듭났다. 참고로 아우토슈타트에서 파는 모든 음식은 유기농 재료로 만든다. 


아우토슈타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구경은 신차 인도다. 출고장은 식당과 같은 건물 1층에 있다. 카 타워에서 꺼내 온 신차에 직원이 번호판을 달아주고,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순간을 엿볼 수 있다. 대개 가족 단위인 고객들의 표정엔 기쁨이 가득하다. 차종은 각양각색. 그런데 미니밴을 사든 풀 옵션이 갖춰진 파사트를 뽑든, 아우토슈타트의 대접은 똑같다. 모든 고객에게 융숭하다.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단서다.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켜켜이 쌓여 이룬 결실이다. 독일의 대중 차로 출발한 폭스바겐이 오늘날 전 세계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거듭난 비결 또한 이런 마음 씀씀이에서 찾을 수 있다. 참고로 폭스바겐은 ‘국민차’라는 뜻의 독일어다.

5 폭스바겐의 역사와 기술 혁신을 엿볼 수 있는 자이트하우스.

6,7 그룹 포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탈것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 및 휴식 공간도 있어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 있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