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swagen Magazine

DISCOVER MORE

daily life with Jetta.

새 차가 필요하다. 촌스러운 디자인은 싫다. 천방지축 아들 녀석과 이동할 때마다 짐이 한 보따리인데, 주말에 패밀리카로도 써야 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데일리카가 있을까?

최은혜
사진 최민석

“매일 왕복 2시간은 밟아야 하는데 연비가 좋아야지.” A는 매일 밤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에 그날의 지출 내용을 입력한다. 결혼 후 4년 동안 단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다. 쩨쩨할 정도로 치밀한 실용주의자다. 이에 맞서는 B의 반격. “무슨 소리야. 디자인이 예쁘지 않으면 금세 질린다고. 온라인 몰에서 세일 상품 아무리 쇼핑해봤자, 결국 들고 다니는 건 내 마음에 드는 예쁜 브랜드 가방 아니니?” 그 말도 맞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하나 마음이 어지러운데 야속한 C가 선택장애에 불을 지핀다. “가족 생각은 안 해? 게다가 너는 여행도 좋아하잖아? SUV는 타줘야 모두가 편하지.”
서로 다른 세 사람의 대화 같지만, A와 B와 C는 모두 한 명이다. 자동차 구매를 앞둔 직장인의 내적 갈등이라고나 할까.


우리 가족은 20만km를 성실하게 달려준 지금의 차를 처분하기로 했다. 이제 새 차 후보를 물색하는 일이 남았다. 좋은 차는 널렸다. 성능이나 제원을 따지기보다는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를 골라야 한다. 어디 보자, 평일에는 출퇴근용이면 충분하다.

주말에는 더 다양한 활동에 필요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친구들 모임에 가거나, 가족과 나들이를 가거나. 그 밖에 언제 생길지 모르는 이런저런 스케줄을 군말 없이 따라줬으면 좋겠다. 한마디로 말해 평범한 일상을 무리 없이 소화해줄 데일리카가 필요했다.

 

이제 보니 A, B, C 어느 한쪽의 의견에 휘둘릴 필요가 없어졌다. 세컨드카를 두지 않는 한 필요한 차는 단 한 대. 자연스레 새 차는 A가 목 놓아 주장한 연비, B가 내세우는 디자인, C가 원하는 가족 친화성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증거를 찾는 탐정이라도 된 양 이 차 저 차 기웃거리던 중 제타 2.0 TDI 블루모션이 눈에 꽂혔다. 콤팩트 세단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타 오너인 선배에게 “트렁크에 유모차가 거뜬히 들어가고도 남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가 쫑긋해졌다. 사람이 이동할 때마다 유모차, 골프 가방 등 크고 무거운 짐도 같이 따라다니는 우리 가족에게 이만한 희소식이 있나.

 

유로 6를 충족시키는 최신 TDI 블루모션 엔진을 얹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예전부터 반전을 좋아했다. 이전 세대 엔진보다 출력을 10마력 높였는데 연료 소모는 오히려 줄었다는 의외성도 매력적이었다.

서류 심사는 통과. 시승을 위해 키를 건네받고 날카로운 면접관의 자세로 제타의 진가를 검토하기로 했다. 분당과 강남을 오가는 금요일 출퇴근길 동안 제타는 예상대로 활약해줬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낼 때는 매끄럽고 가볍게 달렸다. 차가 멈추면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할 때 저절로 켜지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덕분에 연비 효율이 높은 차라는 사실도 체감했다. 연달아 신호 대기에 걸리거나 차가 막힐 때는 기능을 껐다가 다시 켤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다.


패밀리카 검증이 남았다. 토요일 오후, 가족 모두가 제타에 올랐다. 목적지는 파주출판단지. 자유로에서 속도를 높이는 동안 틈틈이 백미러로 뒷좌석을 염탐했다. 고속주행이 아이에게 부담되지 않을까(아이를 태우고 고속도로에 진입한 일이 처음도 아니면서), 처음 타보는 차를 낯설어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다행히 카시트에 앉은 아이는 편안해 보였다. 예상 밖으로 디젤 엔진의 정숙성과 안락함이 뒷좌석에도 전달되는 모양이었다.
 

파주출판단지는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주차장에 제타를 맡겨놓고 이곳저곳 쏘다녔다. 북카페에서 분위기도 잡아보고, 박물관도 들어가 봤다. 예술 작품 같은 건축물을 올려다보며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이는 키즈 카페처럼 꾸민 문화공간이 놀이터인 줄 아나보다. 신 나게 놀고 지친 몸으로 주차장에 들어서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제타가 그렇게 듬직해 보일 수가 없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아이 용품과 먹거리 쇼핑이 잦은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마트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카트에 다음 날 먹을 바게트, 채소, 과일을 우겨넣었다. 트렁크 공간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남편의 골프 가방을 넣은 채로 모든 장바구니를 실어도 넉넉했으니. 장을 좀 더 봐도 될 걸 그랬다. 마트를 나와 아파트로 향하는데, 맞은편 도로에서 쌍둥이를 만났다. 내 옆을 스친 제타는 매끈하고 날렵했다.

일요일 오후, 제타와 단둘이 집을 나섰다. 며칠 동안 찬바람이 불더니 볕이 좋았다. 가족처럼 편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기 좋은 날. 카페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친구들과 한참을 떠들었다. 희한하다. 처지와 환경이 각각 다른데도, 다 비슷하게 살고 있는 모양이라니.


고개를 돌리니 카페 맞은편에 주차한 제타의 옆모습이 보였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고작 이틀을 몰아봤지만 일상을 함께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이전 차의 주행거리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나는 한 번 친구를 사귀면 길게 간다. 앞으로 오랫동안 제타와 친구 사이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 자리에 연출해도 어색하지 않고 마치 피부에 스며들듯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데일리룩이라면, 데일리카도 마찬가지다. 어떤 조건이라도 드라이버의 발놀림을 가볍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낮이건 밤이건, 긴장의 고삐를 조여야 하는 평일이든 나른해지고 싶은 주말이든. 제타는 언제 운전대를 잡아도 편안한 주행을 선사한다.

Jetta

전장 4,660mm  |  전폭 1,780mm
전고 1,480mm  |  휠 베이스 2,650mm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변속기     7단 DSG
최고출력     110ps/3,100~4,500rpm
최대토크     25.5kg·m/1,500~3,000rpm
0-100km/h      11.0초
최고속도     197km/h
타이어 규격     225/45R17
연료탱크 용량     55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