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swagen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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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생까지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광고는 인위적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사람을 주체로 한 광고를 선보이지만 ‘오글거리지 않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다. 오랫동안 사람의 심리와 생활방식을 배려하고 숙고한 진심의 결과물이다.

백승권(카피라이터)

태초에 자동차는 없었지만 사람은 자동차를 만들었다. 인류가 영토 확장의 욕망에 사로잡혀 더 빠르고 강력한 이동수단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자동차는 존재 자체가 무기이자 전략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파헤쳐진 땅 위에 다시 매끄러운 길이 들어서면서, 자동차는 일상에 스미기 시작했다. 이제 자동차가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자동차는 반려동물보다 가까운 인간의 친구가 됐다.


80년 역사를 지닌 폭스바겐은 인류 역사의 흐름을 같이 겪었다. 전쟁 도구에서 생활필수품으로, 자동차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사람의 생활에 가깝고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광고 캠페인에서 선보였다. 모두 차가운 금속의 차체와 첨단기술로 구성된 ‘기계’인 자동차를 ‘인간적’으로 인식하게끔 만든 광고들이다. 고객들을 단순히 폭스바겐 차를 구입하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함께 울고 웃고 성장하는 동반자로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companion’
엄마가 운전하는 비틀의 뒷좌석에서 인형을 물어뜯는 남자 아기가 있다. 그 아기는 소년으로, 소년은 다시 청년으로 성장해 생애 첫차를 운전하며 길을 누빈다. 결혼 후에는 골프 카브리올레를 타고 신혼여행을 떠나고, 아내가 아기를 낳기 위해 병원으로 향할 때는 파사트가 발이 되어준다. 아버지가 된 남자는 아들과 함께 티구안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광고는 아들의 관점에서 다시 폭스바겐과의 여정을 시작한다. 한 사람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광고는, 오랫동안 사람 옆에 머물며 함께 삶을 영유하기를 원하는 폭스바겐의 바람이 담겨 있다. 

 ‘prom night’, Tiguan

 

위트는 과장 없이도 웃음을 자아낸다. 여자 친구 아빠의 티구안을 타고 여자 친구와 함께 무도회에 가는 청년이 있다. 여자 친구의 아빠는 뒷좌석에 앉은 커플이 가까워지려고 하면 급정거를 해서 거리를 벌리고, 또 가까워지려고 하면 급출발해서 둘 사이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방해만 한 것은 아니다. 코너링으로 차가 기울어지는 순간, 커플은 서로의 손을 포개놓는다. 이 광고의 포인트는 마지막이다. 무도회장 입구에 내린 청년의 손이 여자 친구의 엉덩이를 향하려다가, 티구안(여자 친구 아빠)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허리로 위치를 변경한다. 

‘last wishes’, Kombi
콤비가 생산 중단을 발표했을 때, 원조 아이돌이 은퇴 선언을 한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콤비 라스트 에디션의 캠페인 필름 ‘last wishes’엔 그러한 아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상은 콤비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부터 시작해서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지냈는지를 보여준다. 인생의 중요하거나 기억하고 싶은 모든 순간에 함께했던 콤비를 고객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재조명했다. 이 광고를 보면 콤비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국경이 없으며, 콤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는지 느낄 수 있다. 지금껏 어떤 자동차의 생산 중단 소식도 이토록 눈물겹진 않았다.

‘signs of love’, gesture control
광고에서 자동차의 기능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기능 조작법을 화면에 보여주고 짧은 카피로 전달하면 너무 설명적이다. 재미도 없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능만 생각한 탓이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에 집중했다. 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손동작을 인식해 차체 기능을 제어하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건 남녀 한 쌍뿐. 광고 영상은 이들이 처음 만나, 누구나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손동작을 통해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자와 여자는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면서 사랑에 빠진다. 이 광고를 통해 폭스바겐은 인류의 영원한 숙제일 줄 알았던 관계와 소통이 손짓으로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에게 그렇듯, 차 또한 인간적인 방식으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득한다. 차와 친해지는 방법이 이보다 쉬울 수 있을까.
 

‘cake’, Touran

투란의 앞좌석에는 부모가, 뒷좌석에는 어린 남매가 타고 있다. 투란에는 ‘넷캠’ 기능이 있어 앞좌석에서도 뒷좌석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러다 주행 중 오빠의 장난으로 여동생의 얼굴이 케이크로 범벅이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장면을 넷캠으로 지켜보던 부모는 급출발해 오빠의 얼굴도 케이크 범벅으로 만든다. 뭐가 좋은지 깔깔깔 웃는 남매. 모른 척하는 부모들의 주먹 악수. 가족을 생각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폭스바겐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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