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swagen Magazine

LIVE SMARTER

passion and romance, Brazil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브라질은 누구나 한 번쯤 발을 딛고 싶어 하는 꿈의 여행지다. 그중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글·사진 최갑수(여행작가)

가슴 떨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

한반도의 약 40배 크기에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 브라질. 수도는 브라질리아지만, 여행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든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이 해안 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다. 백인과 흑인 그리고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와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선율이 함께 흐른다.

 

해변의 최고급 리조트와 빈민들이 사는 주거지인 파벨라가 공존한다.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하는 순간 여행자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코르코바도 언덕 위의 예수상이다. 신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예수상으로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웠다. 높이 39.6m, 무게 700t으로, 예수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 예수상은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 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앞바다에 팡 데 아수카르가 떠 있다. 영어로는 설탕 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Sugarloaf)로도 불리는,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이다. 이색적인 형상을 보니 바다로부터 리우데자네이루를 지키는 파수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기슭에 있는 프라이아 베르메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데 기시감이 든다. 이 산과 케이블카는 영화 <007 문레이커>에 등장했기 때문. 해발 396m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이 산꼭대기에서는 세계 최고의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진초록의 산들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이 서 있고 우르카, 플라멩고,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브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 데 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을 감상하자. 360°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을 만끽하기에는 이곳만 한 데가 없다. 노을이 번지고 도시에는 불빛이 환하게 켜진다. 하늘도 붉고 도시도 붉고 바다도 붉게 물드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열의 해변, 코파카바나 해변

리우데자네이루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정열의 도시다. 그 정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길이 5km에 달하는, 활처럼 뻗은 해변에는 고층 빌딩들이 그림같이 늘어서 있다. 해안과 접해 있는 애틀랜티카 대로엔 럭셔리 레스토랑과 호텔, 맨션, 부티크, 토산품점, 보석상 등이 줄지어 있다.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뜨거운 햇살이다.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구릿빛으로 그을린 여자들이 브라질리언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긴다. 엉덩이를 다 드러낸 속옷 같은 수영복은 그 모습만으로 너무 선정적이어서 한때 이를 찍은 관광엽서를 금지하기도 했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파라솔 아래 한가롭게 바다 풍경을 즐기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그리고 물장구를 치며 뛰어노는 아이들이 어우러진 코파카바나의 풍경은 평화로워 보인다.
 
코파카바나 해변 옆이 이파네마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좀 더 선호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비해 화려한 면은 덜하지만 낭만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뜨거운 몸짓, 삼바 그리고 축구

매년 2월, 리우데자네이루는 지상에서 가장 뜨겁고 화려한 파티장으로 변한다. 전 세계 60만 명의 관람객들이 오직 삼바의 리듬을 타기 위해 이곳에 몰린다. 60만 명은 놀라운 숫자다. 지구촌 나머지 모든 축제의 참가자와 맞먹는 수치다. 삼바 카니발의 핵심은 퍼레이드다. 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은 삼바드로메. 700m 길이의 퍼레이드 전용 공간 구장이다. 축제에 참여할 삼바 스쿨들의 공식 경연도 이곳에서 벌어진다. 이 열정의 축제는 모든 게 기록적이다. 팀당 1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무대 장식과 의상은 약과다. 12~13개 톱 클래스 그룹의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7만 석의 좌석이 꽉 들어찬다.

 

브라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축구다. 브라질은 세계 유일의 월드컵 전 대회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이다. 브라질 축구에 대해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경이롭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영국인이 만든 이 투박한 발명품은 브라질의 삼바 리듬을 만나 예술이 되었다. 펠레는 줄리메컵을 영원히 가져갔고(줄리메컵은 월드컵 초창기 우승 트로피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줄리메컵을 받았는데, 이후 FIFA컵이 생기면서 브라질이 줄리메컵을 영구보관하게 됐다. 펠레는 브라질의 월드컵 3회 우승을 견인한 대가로 FIFA와 브라질 정부로부터 줄리메컵 모조품을 선물 받았다), 지코와 소크라테스는 사라지지 않을 영광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거쳐 1976년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한 소년은 위대한 삼바 축구의 전통을 완성했다. 호나우두 루이즈 나자리오 데 리마. 축구 역사는 그의 긴 이름을 줄여 호나우두라고 부른다.

브라질 국민의 축구 사랑은 종교에 가깝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연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빼놓지 말고 가야 할 곳이 있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이 열렸던 마라카낭 스타디움이다. 1950년 7월 1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운집한 관중들로 들썩였다. FIFA가 발표한 공식 입장자 수는 17만3,850명이지만 실제로는 2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록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2-1로 패해 준우승을 했지만, 이후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축구장으로 남았다. 지금도 프로축구 시즌인 11~12월이면 경기마다 수많은 관객이 모인다. 경기가 없어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으니 인증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좋다. 평소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내부를 개방한다.

1 이과수 폭포 가는 길, 원주민들이 만든 공예품과 토산품을 살 수 있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2 화려한 옷과 장식으로 한껏 치장한 삼바 무용수들.  3 낙서인지 그래피티인지 헷갈릴 정도로 자유로운 그래피티가 그려진 상파울루의 골목길. 4 상파울루 시내. 1970년대 만들어진 폭스바겐 미니버스가 여전히 경쾌한 엔진 소리를 내며 도로를 달린다.

브라질의 번영을 보다, 상파울루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의 도시로 인구가 1,800만 명에 달한다. 브라질리아가 브라질 행정의 중심, 리우데자네이루가 브라질 여행의 중심이라면 상파울루는 브라질 경제의 중심이다. 이곳에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네스파 빌딩. 미국의 명물 빌딩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8분의 1 크기로 축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바네스파 빌딩은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데 밤이면 은은하게 불이 켜지는 옛 포르투갈 풍 건물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파울리타스(상파울루 사람)들의 모습과 어울려 활기찬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시 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시장 돌아보기 아닐까. 상파울루에도 중앙시장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처럼 노변에 형성된 시장이 아니라 커다란 건물 안에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다. 꽃을 파는 아저씨도 있고 먹거리 코너도 늘어서 있다.

 

통로 중간에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둥근 식탁을 배치했는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커다란 ‘볼로냐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친숙하다. 해가 저물 무렵에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으로 가보자. 상파울루 도심에 자리한 이 건물은 40년간의 대공사 끝에 1954년 완공됐다. 정면에 솟아 있는 2개의 고딕 양식 첨탑은 높이가 65m에 이른다. 역대 상파울루 사제들의 시신이 안치돼 있고, 브라질의 종교사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답다.

가장 거대한 자연, 이과수 폭포

이과수 폭포와 맞닥뜨리는 순간, 이곳에 오기까지의 수고와 육체의 고단함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소름이 돋는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한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km,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과수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말로 전해 듣고, 글로 사진으로 보아서는 절대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 말로 이과수는 ‘큰 물(Big Water)’이라는 뜻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km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약 1만3,000t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 과수 폭포 여행의 시작은 포스두 이과수 시에서 시작한다.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과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질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 개 폭포가 하얀 박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개 폭포가 겹쳐 있는 절벽 바로 아래 턱까지 약 200m의 갑판을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과수 폭포에서 가장 유명한 스폿은 ‘악마의 목구멍’이다. 이과수 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약 6만t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Travel Tip

대한항공을 비롯해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 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이 브라질을 취항한다. 꼬박 24시간은 이동할 각오를 하고 움직여야 한다. 브라질의 대표 요리는 ‘슈하스코’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의 전통 요리.
생일이나 결혼식 등 집안 잔치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인데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숯불에 돌려 가며 구운 탓에 기름기가 쫙 빠져 연하면서 담백한 맛 또한 일품.
식당에 들어가면 종업원이 두툼하게 썬 고기를 1m 길이의 쇠꼬챙이에 꽂아 내온다.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돌려 가며 구운 고기를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그 고기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을 들은 뒤 취향에 따라 먹을지 안 먹을지를 말해주면 된다.